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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完]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이제 정말… 끝난 건가. 길고 긴 악몽에서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더이상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의 환영도, 조커의 달콤한 속삭임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그시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숨을 내쉬었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작은 진동음이 바닥을 타고, 침대 다리를 기어올라와 제이슨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10초. 어쩌면 그보다 더 짧게 걸릴 수도 있고. 딕은 생각보다 발이 빠른 놈이니까. 도망 가야 할까? 제이슨은 눈을 감은 채로 짧은 사색에 잠기다 이내 실소를 터뜨렸다. 아니, 이미 늦었을 게 뻔했다. 몸을 움직인 것도 아니고 그저 눈만 떴을 뿐인데도 자신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달려오는 걸 보면, 분명 어딘가 제 생체 반응과 연결한 시스템을 작동시켰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7 아르테미스는 익숙하게 제이슨의 핸드폰 잠금을 해제하고, 알림창에 떠 있는 수십 개의 문자 메시지를 눈으로 주르륵 훑었다. 발신자는 제각기 달랐지만, 내용은 다들 비슷했다. 지금 어디에 있으며, 몸 상태는 어떤지에 관한 단어들. 누구에게 답장을 보낼까, 고민하던 그는 면식이 있는 리처드에게 발신 선택을 하고 화면을 톡톡 건드렸다. 그냥 단순하게 이 집의 주소만 달랑 적어 보냈다. 문자를 확인한 박쥐들이 이 집에 들이닥치기 전에, 아르테미스는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제이슨에게 다가가 땀에 절여 있는 앞머리들을 다정한 손길로 정리해주고 가볍게 볼에 입맞춤을 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자신이 눈여겨보고 있는 소년이 갈등을 이겨내고 더 성장해 나가길 바랐다. 딕은 아르테미스의 연락을 받고 서둘러 제이슨의 안전가옥에 ..
6 “제이슨?” “아르테미스?” 제이슨은 당황했다. 전혀 예상 하지못한 인물, 아니 전혀 까진 아니고 그래도 아르테미스가 왜? 그는 데미스키라에 있어야하지 않던가? 분명 저번에 그의 자매들을 보러 간다고… 아 제이슨은 탄식했다. 그가 아르테미스에게 일종의 그러니까 완벽한 형식은 아니지만 데이트라고 부를 만한 약속을 잡아 놓았던 것이 기억났다. 부끄러워서 투박하게 툭툭 던져본 말에도 쾌활하게 웃으면서 돌아오는 날짜를 말해줬었다. 분명 달력에 표시까지 했는데. 탁상 위의 달력을 힐끗 보자 오늘 날짜에 빨간 동그라미가 쳐 저 있었다. 젠장 젠장 젠장 속으로 끊임없이 욕이 나왔다 평소 같았으면 기억했을 텐데 왜 하필 오늘 왜 멍청하게 빌런빔 같은 거나 맞아서. “제이슨”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 군.” 아르테미스의..
5 - 흑흑 점점 산으로 갑니다...
4 "..슬레이드?" 주인도 없는 안전가옥에 홀로 앉아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슬레이드 윌슨, 세간에서는 데스스트로크라고 불리는 자였다. 제이슨은 살짝 피곤하단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몇 번 대준 게 이렇게 네 멋대로 찾아와도 된다는 허락은 아니었는데 말이야"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군" 상대가 뭐라고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겠다는 얼굴로 제 할 말만 하는 모양새가 그 누가 봐도 슬레이드였다. 적어도, 환각은 아니란 소리였다. 제이슨은 어깨를 으쓱이며 쓰고 있던 헬멧을 벗었다. "그래서, 왜 온 건데" "..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 걸 보니, 또 그놈과 만났나 보지?" "알면 알아서 좀 꺼지든가" 보통 사람들이었다면 제이슨의 까칠한 태도에 진작 나가떨어졌겠지만, 상대는 슬레이드였다. 슬..
3 스케어크로우의 공포 가스를 맞은 것처럼 모든 것이 공포로 물들어져 전신이 딱딱하게 굳었다. 코를 찌를 듯이 지독한 화약 냄새, 매캐한 먼지들, 서늘한 죽음의 형태가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차갑게 바스라져 있는 자신과 그것을 애타게 붙잡고 있는 브루스, 그리고 무기력하게 이 모든 걸 관망하는 나 자신. 제이슨이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앓는 소리도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쥐어짜내어 겨우 브루스의 이름을 입에 담는 것뿐이었다. “레드후드, 이봐! 정신 차려!” “ㅂ…브루스.” 레드후드의 어깨를 붙잡고 앞뒤로 흔들던 나이트윙의 손이 멈췄다. 아주 작은 목소리였지만 분명한 3음절의 단어였다. 깨진 헬멧의 틈 사이로 보이는 레드후드의 시선은 여전히 허공을 향해 있었다. 이후 나이트윙이 재차 레드후드의 이름을..
2 썰+부분 만화 입니다 부끄럽네요^--^ 시리로 장르 정했는데 뒷부분은 솟느님을 믿음^^
1 릴레이 연성 스타트 딕슨으로 시작했슴니당